◎ 벼루(硯)

가장 오래된 벼루는1975년 호북성(湖北省)에서 죽간(竹簡)과 함께 발견된 진시황 때의 것으로 추정된다. 오래된 벼루는 골동품의 가치가 높고 문인 묵객에게 평생의 반려자가 된다. 벼루의 종류로는 단연(端硯) 도연(陶硯) 옥연(玉硯) 흡연(歙硯) 징니연(澄泥硯) 등이 있다.

* 단연(端硯)

중국 광동의 부가산(斧柯山)의 계곡에서 나는 돌로 만든 것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단계연이라고 한다. 벼루를 만드는 돌에는 상 중 하암, 3층으로 되어 있는데 上巖은 자색 중암은 청색을 띠며 하암은 백색에 가깝다. 백색은 상품이며 청색은 그 다음이고 자색은 그 중에 못한 것인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자색연 뿐인데 기록에 의하면 남당(南唐)의 이후주(李後主) 때에 이미 양질의 단계연은 고갈 되었다고 한다. 단계연의 특징으로는 돌에 윤기가 있고 먹이 곱게 갈리며 또한 붓이 상하지 않고 먹물이 잘 마르지 않는다. 또한 돌 안에 고양이나 부엉이의 눈같이 생긴 모양의 무늬가 있다.

* 도연(陶硯)

도연은 도자기로 구운 것을 말하는데 이 도연은 매우 역사가 길어 진나라 때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벼루는 역시 석질로 된 것이 견활(堅滑)함이 으뜸인데 도자기로 만든 도제품은 활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없어 벼루로는 아주 적합하다고 할 수 없다. 과거에 다소 사용되었을 뿐 오늘날에는 골동품이나 진보(珍寶)등 소장품으로 여겨진다.

* 옥연(玉硯)

흑색의 옥석으로 만들어져 현옥옥연(玄玉玉硯)이라고도 한다. 현옥이라는 것은 옥의 일종으로 색은 흑색(을 띠며 광택이 없다. 옥질은 매우 진밀(縝密)하여 물이 베어들지 않아서 자연히 수분이 적을 뿐만 아니라 내구성이 뛰어나다. 옥연은 먹을 갈 때 소리가 없으며 먹물이 골고루 정밀하고 세밀하게 갈려 명나라 때의 풍방(豊坊)은 ‘벼루는 현옥(玄玉)이 으뜸이다.’ 라고 평하였다. 옥연은 먹의 입자가 깨끗하고 세밀하게 갈려 먹물의 발묵이 아주 좋으며 여름에는 먹물이 마르지 않고 겨울에는 얼지 않는다.

* 흡연(歙硯)

흡연이라는 것은 중국 안징(安徵)의 무원현(婺源縣 )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이 지명이

옛날에는 흡주였으므로 붙여진 이름이며 보통 흡주연(歙州硯)아라고 한다.

흡석은 미자갱(眉子坑)과 라문갱(羅紋坑)에서 나오는 것이 유명한데 특징은 먹이 잘 갈리고 붓을 상하지 않게 하는 등 그 성능이 단연과 비슷하다.

* 징니연(澄泥硯)

징니연은 특이한 벼루로 곽주에서 만들어진 것이 가장 유명하며 도연류(陶硯類)에

속하며 수 당대(隋•唐代)에 성행한 벼루이다. 제조 방법은 정세한 비단으로 만든 자루를 강물 밑바닥에 일년 쯤 방치했다가 미세한 진흙이 침전되면 바람에 잘 말린 후 벼루의 형태로 마름질하여 구워서 만든다. 방법이 특수해 문인들의 완상물(玩賞物)이 되었다.

* 벼루의 선택

첫째, 봉망(鋒芒)의 입자가 미세하고 이것이 면에 가득히 있으면서 강해야 한다.

둘째, 석질이 부드러운 피부와 같은 촉감이 있는 것처럼 곱고 윤택이 있어야 한다.

셋째, 습기를 빨아들이거나 잘 마르지 않아야 하며 색이 우아해야 한다.

넷째, 두들겨서 경(磬)을 치는 것같이 깨끗한 소리가 나야 한다.

이 네 가지를 갖춘 벼루가 좋은 벼루라 할 수 있다.